눈 수술 후 비문증 증상이 나타난 지 2달째가 되었습니다.
저의 아버지 이야기로 어떻게 적응하고 있는지 그 기록을 한번 적어보려고 합니다. 황반변성 주사 시술이 잘 듣지 않는다고 하여, 망막에 있는 찌꺼기를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습니다. 대학병원에서 2일 입원하면서 수술을 했습니다. 수술은 잘 되었다고 했는데 평생 한번도 없던 비문증이 생겼습니다.
수술 후 일주일, 비문증이 생기다.
병원에서 수술은 잘 되었다고 해서 아무 걱정없이 사후관리로 약을 잘 넣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자고 일어났더니 눈 앞에 50개가 넘는 검은 점들이 무수하게 떠다니는 것입니다. 검은 함박눈이 내리는 것과 같은 모습으로 오른쪽 눈 전체를 덮어버렸다.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였으며, 바깥에 나가는 것 자체가 무리였습니다. 눈 수술을 한상태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시야가 확보되지 안은 상태인데, 비문증까지 생긴 것입니다. 이런 상태에서 혼자 바깥에 나갔다가 계단을 보지 못하고 넘어서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습니다. 만약 뒤로 넘어졌다면, 뇌손상까지 올 상황이었기 때문에 모든 가족이 가슴을 쓸어내리는 사건이었습니다. 눈에 비문증이 생긴 상황에 허리까지 다쳐, 꼼짝달짝 못하는 시간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래서 일주일동안 집 밖에서 나가지 못하고, 불을 켜면 검은색 점들이 더 확대되고 많이 보이기 때문에 암막커튼으로 모든 빛을 차단시키고, 집 안에 무드등만 켜고 생활했습니다. 하지만, 전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수술을 받은 대학병원에 가서 눈에 무수히 많은 점들이 떠다닌다고 말해도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는 말만 돌아올 뿐 아무 대처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우리 아버지를 '신경 예민한 사람'으로 치부해버리더군요. 만약, 수술 후 이런 부작용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더라면 수술을 받지 않았을 것입니다. 부작용에 대한 아무 설명도 없이 수술을 받아야한다는 말을 한 의사를 믿은 것이 문제였습니다.
비문증이 생긴지 한 달
혹시나 싶어 다른 안과 병원을 2군데 다녀왔습니다. 눈수술 후 비문증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고 했습니다. 가장 참담했던 것은, 비문증은 약이 없다는 것입니다. 환자가 적응하면서 뇌에서 의식하는 수가 줄어들기를 기다리는 것 밖에 없다고 합니다. 아버지는 생전 없던 우울감을 느끼셨고, 한달이 넘어갈무렵 삶의 의욕도 없다는 말을 하셨습니다. 젊은 사람 중 비문증이 생기면, 공부나 일을 하는데 엄청난 불편함을 느낄거라고 하십니다. 의사 본인이 겪어보지 않으니 얼마나 정신적으로 힘든지 알아주지 않는다며 매일매일이 고통스럽다는 말을 하셨습니다. 다만, 한 가지 알게된 것은 안과병원에 가서 산동검사를 위해 동공확대하는 약을 넣을 때면, 비문증이 거의 안 보인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평소에 이러한 약을 넣을수는 없으며 아예 생활이 안되는 일이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좋을지 매일이 고민이었습니다.
비문증 증상 2달째, 지금은?
지금은 어느정도 적응이 된 상태입니다. 검은 점들이 가득했던 비문증이 사라졌느냐? 그건 아닙니다. 하지만, 조금은 적응이 되었는지 혼자서도 가까운 거리는 왔다갔다 하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평생 가지고 가야 할 숙제처럼 되어버린 비문증입니다. 현재 한 쪽눈에 백내장 수술을 해야한다는 대학병원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오른쪽눈에 수술을 받은지 이제 2달되었고 수술부작용 비문증으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는 와중에 수술을 하라고 권하는 의사의 말이 들어올리가 없습니다.
따라서 백내장 수술은 당분간 하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만약 백내장 수술을 해야한다고 하면, 더욱 큰 병원에서 유명한 의사선생님을 찾아가려고 합니다. 현재는 황반변성 망막 찌꺼기를 없애는 수술 경과가 더디게 회복되고 있는 중이라고 했기 때문에 더이상의 수술은 모두 미뤄두고 있습니다. 수술 예후가 좋아져 더 이상 사후관리가 필요하지 않다는 말을 하면, 다른 병원을 가서 황반병성에 대해 다시 검사를 받으며 비문증에 대해서도 확인해보려고 합니다.
만약, 저희 아버지처럼 수술 후 비문증이 생겼다면 의사를 너무 믿지 마세요. 해주는 게 없습니다. 신경쇠약에 걸린 환자처럼 대하는 의사에게 크게 실망했고, 신뢰가 사라지기만 했습니다. 정말 해야하는 눈 수술이 아니면, 꼭 신중하게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비문증은 결국 적응하며 살아야 하는 하나의 숙제로 되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수가 줄어든다고 하니 마음을 내려놓고 심리적인 안정을 가지고 건강을 챙기시길 바랍니다.